무사는 저잣거리에서 검을 사용하지않는다

산에관한이야기

독도 서도 ‘대한봉’ 명칭 붙인 동아지도 안동립 대표

남산동 2013. 2. 22. 22:34

“정부에서 못 한, 역사에 남을 지도제작 계속 할 겁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독도의 동도·서도 봉우리의 이름이 이제야 정해졌다. 2012년 10월 29일 국토지리정보원 관보에 ‘동도는 우산봉, 서도는 대한봉’으로 고시하고, 그 이름을 대내외용 모든 문서와 자료에 공식 사용한다고 국토해양부는 밝혔다. 늦었지만 그래도 다행스런 일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독도가 조선시대 우산도라 기록되었던 것을 반영해 동도 봉우리를 ‘우산봉’으로 정함으로써 역사적 연속성을 확보했고, 서도 봉우리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상징하는 ‘대한봉’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외래봉 등으로 불리던 ‘동키바위’는 예전 해녀들이 쉬었던 바위라는 의미인 ‘해녀바위’로, ‘탱크바위’는 탱크를 전차로 순화해 ‘전차바위’로 공식명칭을 부여했다. 또 이미 제정된 미역바위 등 7곳의 지명유래를 보완했고, 바위로 분류되었던 ‘탕건봉’을 봉우리로 재분류함으로써 독도에는 3개의 봉우리 명칭을 갖게 됐다. 이로써 독도에는 ‘독도’, ‘동도’, ‘서도’지명과 부속도서 16개, 주요 지형 10개 등 총 29개의 지명이 명명됐다.

하지만 일부 봉우리는 정부만 모르고 공식 명칭을 부여하지 않았을 뿐이지 민간 지도제작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이름을 갖고 있었다. 서도의 대한봉이 대표적인 경우다. 대한봉이란 이름을 정한 사람은 동아지도 제작자인 안동립 대표다.

안 대표는 지도를 제작하느라 전국 안 가본 곳이 없다. 독도에만 입도 신청을 15~16번 했지만 실제로는 12번 들어갔다. 체류기간은 총 33일에 이른다. 아마 그곳에서 거주하는 김성도씨 부부와 독도경비대를 제외한 일반인들 중에는 최고 체류자일 것이다.

대한봉이란 이름은 2007년 5월 17일 탄생했다. 그때도 안 대표는 독도의 지형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독도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풍랑이 거칠어져 배가 출항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보름 동안 독도에 발이 묶여 있었다. 안 대표는 ‘잘 됐다’ 싶어 독도 이곳저곳을 다니며 지형을 샅샅이 파악하고 다녔다. 동행했던 독도 사진작가 김종권씨가 “어디 갔다 왔냐? 저 봉우리 갔다 왔냐?” 하는 순간 머리에 뭔가 확 떠올랐다. ‘저 봉우리에 아직 이름이 없구나. 그럼 여기서 정하자’ 그래서 “독립봉”, “대한봉”, “이사부봉” 등 다양한 이름이 나왔다. 결국 독도의 동쪽 봉우리는 해가뜨는 봉우리라 해서 ‘일출봉’, 서도는 대한민국의 땅이라고 해서 ‘대한봉’이라고 명명했다.

그 이후 안 대표가 제작하는 모든 지도엔 그 이름 그대로 등재됐다. 그리고 당시 동행했던 사진작가와 안 대표 포함 3명이 “한국의 일출봉만 따라서 뗏목을 타고 항해를 한 번 해보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현재 있는 일출봉은 제주 성산 일출봉, 금강산 일출봉, 울진 평해 월송정 앞 봉우리 일출봉 등이 있다. 당시 항해는 못 했지만 그 뒤부터 그 이름으로 지도에 표시됐다.

안 대표는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사회과부도에 각각 연 100만 부씩 총 300만 부가량 지도를 제작, 공급하고 있다. 그 외 제작하는 지도까지 포함하면 2012년 11월 현재 연 400만 부 이상 보급된 상태다. 그 일출봉을 내년부터는 정부 에서 고시한 ‘우산봉’으로 일제히 바꿔야 한다.

안 대표는 고조선유적답사회 부회장과 우리땅찾기 회원으로도 활약하며 세계와 전국을 누비고 있다. 고조선, 고구려, 요하문명지도 등도 이런 활약으로 제작되어 나온 그만의 부산물이다.

안병립 대표는 “앞으로 남들이 하지 못한 일과 더 좋은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지도제작과 관련해서는 역사에 남는 일을, 능력 될 때까지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