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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관한이야기

[포커스] 구글 메인화면에 여성 산악인 故 지현옥 등반 그림 올랐다

남산동 2015. 4. 15. 17:51

각 분야 대한민국 빛낸 여성 선정해 1월 20일 생일에 맞춰 제작”
국내 첫 여성 에베레스트 등정… 올해 22주년, 추모 16주기

1월 20일 인터넷 검색 사이트 ‘구글(www.google.co.kr )’의 한국사이트 메인 화면 배너에 한 산악인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떴다. 한 알파인등반가가 설산에 서서 피켈을 쥔 오른손을 하늘 높이 쳐드는 모습이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여성 산악인 고 지현옥씨다. 1월 20일은 지현옥씨의 생일이었다. 올해는 고인이 국내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오른 지 22년이 되는 해이며, 추모 16주기를 맞는 해이다.



	1 1월 20일, 구글 사이트 메인화면에 뜬 여성 산악인 지현옥의 등반 그림 배너. 2 1993년, 한국 여성 에베레스트원정대가 정상에 오른 후 찍은 사진. 왼쪽부터 지현옥, 김순주, 함께 오른 셰르파. 사진은 최오순이 찍었다. 3 1993년 한국 여성 산악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후 서원대 산악부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한 지현옥.
▲ 1 1월 20일, 구글 사이트 메인화면에 뜬 여성 산악인 지현옥의 등반 그림 배너. 2 1993년, 한국 여성 에베레스트원정대가 정상에 오른 후 찍은 사진. 왼쪽부터 지현옥, 김순주, 함께 오른 셰르파. 사진은 최오순이 찍었다. 3 1993년 한국 여성 산악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후 서원대 산악부 깃발을 들고 기념촬영한 지현옥.

지현옥은 1959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청주 서원대 미술교육학과에 입학하면서 산과 인연을 맺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전문 산악인의 길로 들어서 1988년 한국 여성 최초로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를 등정했고, 1989년 안나푸르나(8,091m), 1990년 캉첸중가(8,586m) 원정에 참가했다.


1991년에는 서원대 산악부 원정대장으로 나서 우리나라 산악인 최초로 중국 쿤룬산맥의 무즈타그아타(7,546m)를 등정했으며, 1993년 5월 10일에는 ‘한국여성 에베레스트원정대’의 등반대장을 맡아 최오순, 김순주 대원과 함께 마침내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에 올랐다.


1997년 가셔브룸1봉(8,068m)을 등정한 데 이어 1998년에는 세계 여성 최초로 가셔브롬2봉(8,035m)을 단독 등정했다. 이때까지 그녀는 한국 여성 산악인으로서 히말라야 고산등반에 관한 한 독보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그녀는 1999년 4월 29일 엄홍길 대장과 함께 캠프3을 떠나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랐으나 하산 도중 해발 7,800m 지점에서 실종됐다.


그녀의 나이 40세였다.


지현옥이 실종되기 이전까지 국내 여성 산악인 가운데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고산 등반을 해본 사람은 있지만, 그녀처럼 지속적으로 고산 등반을 추구해 온 여성 산악인은 없었다. 그녀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실종 후인 1999년 가을 ‘올해의 산악인상’을 수상하고, 2000년엔 체육훈장 백마장을 받았으며, 2012년엔 대한민국 산악계를 빛낸 50인에 선정됐다.


구글코리아 측은 지현옥의 로고를 만들어 메인화면으로 올린 것에 대해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빛낸 여성들을 선정해 로고를 만들어 기념일에 메인화면에 올리고 있다. 한국산악계에서는 국내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지현옥씨가 선정되었다”고 말했다.


서원대학교 내에는 그녀의 흉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충북산악연맹은 그녀의 뜻을 기리고 추모하기 매년 추모제를 열고 있다. 그녀가 대학 산악부 시절 주로 훈련한 장소였고, 가장 좋아했던 문경 조령산 정상에는 그녀의 추모비가 있다. 이 비는 서원대 산악부에서 세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