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는 저잣거리에서 검을 사용하지않는다

지리산산행&종주

지리산 태극종주를 함께한 산행동지 기루누나의 에필로그 (펌)

남산동 2009. 6. 10. 10:01

 

 

지리산 - 가시밭길 여정이라는 꿈꾸던 태극종주길을 하냥 걸으며......

 

 

 

 

2009. 5.25(월)~28(목) 맑은날씨속에서..

 

 

산행자 : 신기루(원이), 카리스마

 

 

* 산행코스 : 구인월~서북능선~노고단(1박)~지리주능선~장터목(2박)~동부능선~새재(윗새재 탈출3박)~동남부능선~웅석봉~달뜨기능선~운리마을

 

 

* 1일차) 5.25 월.맑음 - 서북능선 23km : 

      구인월(3:30)~덕두산(5:32~6:12)~ 바래봉(6:47~7;00)~부운치(8:02)~세동치~변강쇠옹녀샘터(휴식9:23~50)~세걸산(10:07~12)~큰고리봉(12:20)~

                          정령치(간식12:44~13:47)~만복대(14:54)~묘봉치(16:43)~작은고리봉(17:12~22)~성삼재(17:56~18:20)~노고단(19:22)

 

* 2일차) 5.26 화. 맑음/비- 주능선 21km :

      노고단(5:13)~ 노고단일출(5:25~58)~임걸령(7:12~23)~삼도봉(식사8:20~9:04)~화개재(9:23)~토끼봉(10:00)~명선봉~총각샘(10:47~11:10)~

                           연하천산장(11:34~50)~형제봉(12:48)~벽소령산장(식사13:38~14:53)~선비샘(15:51~59)~덕평봉(16:40~48)~칠선봉~

                           영신봉(영신대17:55~18:20)~촛대봉(18:46)~연하봉(19:57)~ 장터목산장(20:12)

 

* 3일차) 5.27 수.화창 - 동부능선 :

      장터목산장(03:02)~제석봉~통천문(03:45)~천왕봉(3:58~4:05)~중봉(4:51~5:04)~헬기장~(알바)~하봉(6:32)~두류봉(8:40)~두류능선(알바)~(식수알바)

                                 국골사거리(15:27)~쑥밭재~독바위(17:15)~새봉~새재(21:35)~윗새재(비상탈출 22:30)

 

* 4일차) 5.28 목. 무더위 - 동남부능선 :

      윗새재(5:18)~새재(5:50)~외고개(6:26~30)~왕등습지(식사7:08~55)~서왕등재(10:25~32)~도토리봉(12:24~38))~

                          밤머리재(식사13:00~14:00)~왕재(16:47)~웅석봉(식사17:42~18:30)~달뜨기능선~913봉(독도실패)~고령토채취장(20:10)~임도(22:36)~운리마을

 

 

 

 

** 지리 태극종주 : 야금야금 준비하면서 D-day를 맞이하다...

 

꿈은 이루어진다던가......

언젠가부터  장거리산행시 무릎에 약간의 이상이 감지되는 현상에 조금 신경이 쓰이던 2월 말... 

더늦기전에  한계를 느끼더라도  한번쯤은 태극길을 걸어보구 싶은 강한 욕구가  일었다.  

금정산을 계기로 천성산,운장산,가지산등 장거리산행을 길라하며 여러가지로 코드가 맞는 칼동생한테  할무이ㅎ를 위한 리딩을  부탁하니 흔쾌히 총대를 자청하며 

5월말.. 여유롭게 지리를 느끼자며  3박4일의 일정으로 칼대장이 세심하고 꼼꼼하게 3개월여 태극길 자료공부에  몰입하며  완벽한준비를 마치고

난 그동안 지리책자를 통해 가보고 싶던 몇곳도 염두에 두며 기대와 두려움이 함께하는 설레는 맘으로  둘다 초행길의 대장정을 나섰다.

 

 

 서북능선길..

 

 

 

* 코스 : 구인월(3:30)~덕두산~바래봉~세걸산~큰고리봉~정령치~만복대~작은고리봉~성삼재~노고단 (19:20)

 

* 식수보충 : 바래봉샘, 세동치샘(변강쇠옹녀샘터), 정령치휴게소, 만복대샘

 

 

칼은 하루먼저 인월에 도착해 들머리며 주변을 확인해 놓으니  심야버스로 도착하며 바로 구인월 마을회관앞으로  수월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흥부골휴양림갈림길을 지나며  싱그러운 신록의 숲길에  몸도 맘도 마냥 기대에 부푼 상쾌함이 무건 배낭에도 발걸음은 가볍게

덕두산에 도착할즈음  붉게오르는 아침해를 맞이하며  깊은 호흡으로 지리정기를  받아들이며  첫홧팅을 나누고  과일과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한다

 

아침초원을 누리는 상큼한기분으로 바래봉으로 향하며  주능선으로 동부능선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지리능선을 마주하니 몇날을 지낼 설레임의 작은감동이 벅찼다 

바래봉에서 샘터를 찾다 포기하고  우측능선으로 진행하다보니 정상에서 직진하는 진행방향아래로 샘터가 눈에 들어오며  능선길은 임도길에서 합류한다.

 

팔랑치, 부운치, 햇살고운 초록빛잎새들사이로  겹겹이 첩첩이 둘러쌓인 지리연릉을 마주하며  하냥 걷는 달뜬 기분은  마치 허공에 뜬 구름같은 느낌이었다.

몇날며칠을  지리자락안에서  구름따라 바람따라 발길따라 부운종일행하는 일이 전부일  정체된시간의  자유는 고행속에도 행복이리라...

 

세동치를 지나  헬기장을 지나며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샘터를 찾았다.

변강쇠옹녀약수터~ㅎ 범상치않은 샘터이름마냥  물줄기가 엄청 세기도했고 무척이나 차기도해서 발도 담그며 잠시 여유를 갖는다.

 

세걸산에 서니  고리봉너머 정령치머너  만복대너머  노고단의 주능선과 함께  무수히 뻗은 지리골의 조망이 무척이나 시원했다. 

아는만큼 보일진데  부족한 안목을 탓하며  보이는대로 사진을 담아두며  바위군락의 마의 구간이라는  세걸~고리~정령치구간을  무리없이 지나며 정령치휴게소에 들어선다

 

당연히 정령치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메뉴까지 자료를 챙겼는데  공단에서 관리하며  음료만 판다니 갑자기 난감해졌다.

끼니꺼리로는  핫바와 오뎅이 전부라니  밥은 구경도  못한채  2층휴계실에 올라가 가져간 누룽지를 불리며  간신히 점심을 때우며 휴식을 갖는다

이제 정령치휴계소엔 식사도 안되고.. 취사도 안되고.. 식수도 판매하는거 밖에 없다고하니   참고해야  할듯하다.. 

 

휴게소를 나오며   반야봉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뒤로는 삼각고지의 삼정산능선인가 싶은 전망을 뒤로하며   

작렬하는 더위속에 만복대의 긴 오르막길은  의지로 걷는 스텝바이 스텝이었다..  

유독이  파리떼가 많은 서북능선..  만가지복을 준다는 만복대건만.. 온통 파리떼들이  성화라  머물수가 없었다.

만복대정상의 좌측능선으로  야영장비를 갖춘  몇몇 산객들이 넘어가는데  달궁계곡으로 떨어지는 능선인듯 싶었고..

가드레일 밑에서 3분의1지점 올라가다가 오른쪽 희미한길로  3분쯤 내려서면 큰바위밑에 있다는 만복대샘터는 찾아볼 겨를도 없이 진행한다.

 

묘봉치 헬기장부근 북동쪽 모서리에 억새사이로 길흔적따라  5분여가면 얕게흐르는 샘터가 있다는 자료에  

갈대숲을 지나며 헬기장 두어곳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흔적따라 가다보면 길이 끊겨..결국 샘터를 찾지 못하고  오이와 과일로 갈증을 대신하며

 

작은 고리봉에 올라서니  주능선이 포진한  사이사이로 무수한 지리 골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조망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성삼재에 들어서며  군침도는 비빕밥이며 도도리묵 메뉴가 있어 주문을 하니 마감시간이라  다 떨어졌다는 얘기에 다시 아연해진다.

만두만 남았다니  아쉰대로 허기를  달래며.. 머피의 날일세라  성삼재에서 아예 햇반과 라면 소주를 사들고 노고단으로 향하는데  

종일 부실한 먹거리에 배낭무게에 쳐진 칼은 갈수록 걸음이 더뎌진다

 

노고단을 오르며  코재에서 오르는 길 옆에 있다는  종석대를 한번 찾아볼까했는데  능선이 보이질 않아  포기하고

석양이 물들길래  일몰이나 볼까  전망데크에 배낭을 내려놓고 펜스를 넘어 잠깐 들어가보니  바로 차일봉능선이었다. 

나중에 보니 종석대는 그능선에 있었던듯 싶었고...

일찍 도착해서 시간여유가 있었다면  노고단가기전의  갈림길로  송신소뒤에  문수대도 함 찾아볼수 있을까 했었지만 마음뿐이었다..

 

노고단에 도착하여  만원사례에 대기를 포기하고  취사장에서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첫식사와 함께 반주를  겸하고있는데

직원이 나와  비품창고로 쓰는 방도 괜찮으면  접수하라니  웬 횡재같던지... 더더구나  철철 끓는 온돌방인지라  졸지에 사우나취침을 하게되니 

긴~~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으며  지리에서의 첫째날을 그렇게 보냈다

 

 

주능선길...

 

 

 

* 코스 : 노고단(5:10)~삼도봉~연하천산장~벽소령산장~영신봉~촛대봉~연하봉~장터목산장(20:10)

 

* 식수터 : 임걸령샘터, 총각샘, 연하천산장, 벽소령산장, 선비샘, 세석산장, 장터목산장,

 

 

이른아침 노고단을 올라보았다.

일출을 맞이하며  반야봉에서  주능선길따라  천왕봉으로.. 중봉을 넘어 동부능선으로 아스라한  연릉을 바라보며  잠시 감회에 젖었다.

 

지리산.. 주능선종주만 3번 한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언감..  언제가 될련지 겁두없이 태극길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켠으론 또  골깊은 지리자락이 늘  동경이었던차에  중북부능선의 전망대라는 삼정산에 서니  태극을 그리며  한없이  이어지는 능선길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꿈꾸던 지리 태극길을 한번 걸어보며 개념을 익히고... 골골이 지리자락을  조금씩 훑어볼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텐데....

나날이  변해지는  전같지 않은 체력과 컨디션에  더 늦기전에 한번쯤은 극한의  한계를  넘어보리라 의지와 투지를 가져보지만  자꾸 소심해지던 마음에

홀로  컨디션점검차 워밍업으로  내페이스를 찾아  서울5산을 완주하고나니  조금은 자신감을 회복하며  각오와 함께 결의를 다질수있었다..   

귀하게 얻은  지리책자를 보며 지리를 익히고  지리전도를 보며 개념을 익히며  기대반 걱정반의 가시밭길의 여정이라는 그 지리 태극길 이틀째.. 

노고단에 서서 작은 흥분을 맛본다. 

 

연가와 함께했던  대원사종주후  5년만에  다시 찾은 지리주능....  산천은 의구했다.........

나그네가 되어 자유로이 산천을  누비고 싶다는  바람이 된 님이 곳곳에서 아리게 기억되는 주능선길이었다 

 

혹시나  다음에 기회가 있을라나  노고단에서  직접내려오는  능선길도 확인해두며 임걸령샘터에 들러 표주박으로 지리신고를 마친다. 

반야봉은 포기하고 노루목을 지나 삼도봉맞은편의  작은공터에 올라 햇반을 데우고 미역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화개재에서  마의 토끼봉을 오르는 길은 정비를 해놓아 걷기가 수월한데다  아침밥을 먹어서인지  논스톱으로 치고 올랐다

 

연하천산장 가기전에 너덜지대부근에 있던  총각샘을 어렴풋이 기억하며 주변을 살피는 사이에 칼은 벌써  멀리까지 진행을 한모양.. 

총각샘앞에 너른 비박터에서 잠시 쉬어갈까 했는데.. 나뭇잎을 대어 물한병을 받아들고 부리나케 따라나서니 명선봉 나무그늘에 누워 기력을 채운듯 걸음이 빨랐다

새로이 단장을 한 연하천산장 우물가에 앉아  발도 식혀가며  간식으로 황도하나를 사먹고 출발하며

삼정산에서 영원령능선으로 오르는 삼각고지의 삼각봉방향을  찾아보나  능선을 확인하지 못해 아쉬웠다.

 

벽소령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뙈약볕아래서도 칼은 잠시 눈을 붙이고  그사이  샘터를 다녀오자니 오름길엔 다리가 버거웠다.

하늘길을 걷는듯~ 1500고지의 능선을 오르내리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게와의 전쟁이 된 배낭을 지고  묵묵히 각자의 템포를 유지하며  앞으로 향한다.

능선길에는  반달곰의 출몰이 잦은지 곰출현주의와  대처요령의 현수막이 많이 걸려있었고  나뭇가지로 엮어놓은 바리케이트도 많았다

 

덕평봉,칠선봉의 전망대바위를 지나며  영신봉에서 칼을 기다리며 영신대를 같이 찾아볼까 했는데..

다녀오는 동안 쉬겠다니..  나역시 맥은 빠졌지만  영신대를 확인해보고 싶은 맘에  헬기장아래로  잠시 길을 내려섰으나  흔적은 보이질않구

시간도 늦었는데 혼자서 마냥 내려가 볼수가 없어  담을 기약하며  원위치로 돌아오며 세석을  통과하며  촛대봉으로 바로 향한다.

부실한 먹거리에 허기진 배를 미숫가루로 채우며 힘겹게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하니  칼이 산장가면 햇반을 두개먹겠다는데 너무 불쌍해보였다~ㅎ

 

짙은어둠이 밀려오는 서쪽하늘의 일몰이  멋진그림을 연출한다했더니 바람이 강해지고 천둥소리가 수시로 들리더니

급기야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우의와 카바를 꺼내며 무지 심란했는데  그나마 그치는 비라  퍽이나 다행스러웠다

연하봉너머 제석 천왕이 어둔실루엣으로 편안하게 다가오며 장터목산장의 불빛을 보며 마지막행군의 안도의 숨을 내쉰다.

 

산장에 도착하니 자리배정이 끝났다면서도  고맙게도 복도한켠에 비좁은 자리를 마련해주니  감지덕지였다...

햇반과 라면과 물을 사고 찬도 없는 밥을 물말아  어거지로 한술뜨고  배낭정리도 못한채  무겁고 피곤한 몸을 그대로 뉘이며  장터목에서 이틀째 밤을 지샌다.

 

 

 동부능선길... 

 

 

 

* 코스 : 장터목(3;00)~천왕봉~중봉~하봉~두류봉~국골사거리~쑥밭재~새봉~새재(21:35)

 

* 식수터 : 중봉샘, 하봉헬기장, 청이당계곡(얼음터능선갈림길앞), 새재 

 

 

동부능선은 일찌감치 지나야겠기에 새벽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잠을 잔건지 눈만 감은건지... 비몽사몽간에 이른 기상을 하며 바깥으로나와  배낭을 정리하고 3시에  장터목을 출발한다.

 

짙은 어둠속에서  칠선계곡탐방로길을 따라 천왕봉으로 향하니  철난간도 생기고  주변이 많이 변한듯 했다.

하루의 첫발이지 싶은  천왕봉에 올라  나만의 의식인  표주박으로 오십세주건배를 하며  새벽의 세찬바람속에서 태극길의 장도를 염원했다. 

 

중봉으로 이동하는중에  불빛이보여  혹시나 태극일행인가 했더니  치밭목산장에서  오른다는 부지런한 산객들이었다.

중봉에 올라  어둔실루엣의 천왕봉을 마주하며  먹거리부실에 수면부족에  핼쓱해진 칼은  잠시 잠을 청하는데 난 도통 잠이 오질않아

바지런하게 움직이며  제석봉을 넘는 랜턴의 불빛행렬을 바라보며  아침해를 기다린다.

 

중봉을 넘어  하봉으로 넘어가는 능선으로 진입하니 웬지 원시림같은 태초의 분위기가  흠씬 배어났다

한방향으로 뻗은 오른 구상나무며..  잡목사이로 아름드리나무들이 즐비하구 손타지않은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신비로움을 느끼게했다  

 

헬기장을 지나며  갈림길에서 치밭목방향으로 샘터를 찾아 내려가볼까하다  아침시간이라  식수를 챙기지않고 그냥 통과했는데..

나중에 알바를 하다보니 그게 첫실수였다.

 

헬기장을 지나 첫봉우리가 하봉이었는데  우리는 하봉을 지나고도 모른채로  독도주의의 초암릉정상바위에서  무심코 좌측으로 빠져 추성리방향으로 알바를 하다

원위치에서 우측으로 제대로 방향을 잡아  다시 진행한다.

 

칼대장이 속까지 게우며  물까지 고갈되니  식사도 못하고  컨디션난조로  집중력은 떨어지고.. 진행을  무척이나 버거워하며 수시로 쉬어주는 가운데

하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파악하지 못해 밧줄달린 바위를 계속 넘다보니  국골사거리를 지나  두류봉에서 추성리방향의 두류능선으로 마냥 진행을 하고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침착하게 지도를 펴고  주위를 조망해보나 나무들에 가려  능선이 보이질않아 도통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우선 하봉위치을  알아야할거 같아  태극길코스를  한번 일러주셨던 운해님께  전화를 드려보니 다행이 통화가 되어

하봉이며,국골사거리위치를 가늠하며  국골사거리로  원위치하는중에

식수고갈로  기진맥진 맥을 못추는 칼에게 매실원액을 조금 줬더니  오려 더 속을 게우며  죽을것 같은 표정으로 물을 원한다.

칼을 보니  빈속에다  속까지 게우고.. 갈증에  도저히 진행이 어려울듯해  배낭을 내려놓고  헬기장근처로 샘터를 찾아나섰다.

(지금 생각하니 국골사거리에서 쉬이  얼음터능선갈림길의  샘터를 찾아보는게  더 나았을텐데  그때는 상황파악을 할수가 없었으니....ㅠㅠ)

봉우리를 넘고 넘고 넘어도... 가도가도...  긴가민가  갈림길이 나오면 혹시라도 싶어 다시 확인하다보니 난 나대로 지쳐가고

다시 돌아가야할  생각을 하니  도저히 더이상은 진행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스레  작은 물통을 하나 주웠기에 미련을 버리고 오던길을 되돌아가니 시간도 하염없이 흘러흘러 오후시간를  훨씬 넘고있었다.

쉬다 ,자다, 기다리다 지친 칼도 그나마 기운을 조금 차리고  국골사거리의 진행방향을 확인해놓구 있어 간신히 목을 축이고...

 

국골사거리에서 25~30분정도 나무에  빨간 나침표표지기가 있는 삼거리우측에 있다는 얼음터능선갈림길앞의 샘터를 찾아  다시 진행을 서두른다

둘다 너무 지쳐서일까... 우측으로 작은 샛길이 보이는 터에 앉아  나침판표지가 안보인다는 이유로  확인하지않고  통과했는데...

그것이 크나큰 실수가 되었다..

난 또 확실한 급수처라는  청이단계곡은  쉽게 보이리라 생각을 했었기에... 무심히 통과를 한건데 그곳이 바로 청이당계곡은 아닐까싶었다.

지금 생각하니  바람소리가 아닐까했던  계곡물소리가  우렁찼던것도 같고....

 

그렇게 식수터를 놓치고나서 쑥밭재로 들어서니  진퇴양난에 처한다.

갈증에.. 주림에.. 그렇다고 다시 샘터를 찾아갈 여력은 더더욱 없고... 물도 물이고 끼니도 해결해야 하는데...속수무책이었다.

햇반이 있고,누룽지가 있고 라면이 있어도..... 물이 없으니 모두가 그림의 떡이었다. 너무 무겁기도 한.... 

쑥밭재 산죽틈에 기대어  난 오십세주로도 입을 축이고 치즈와 초코렛으로 허기를 달래나  칼은 갈증이 더난다며 암것도 입에 대지를 못하니 또한 큰일이었다.

 

새재까지는  샘터도 없구  탈출로도 없는데  물에 대한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니  어떻해야할지 대책이 안섰다.

갈길은 멀구... 갈수도 없고.. 안갈수도 없고... 어찌됐든  갈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보니 정신력으로 버틸수밖에 없었다.

배낭도 버거워지고  다리는 무거워지고...종일 주림속에 기력은 떨어지고..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걸음씩을 옮기다보니 독바위였다.

탈수, 탈진중에도 강한 정신력으로  겨우사 움직이던  칼이 널부러져 있으면서도  그와중에  "누나 이게 독바위에요..." 하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며

산싸나이의  투지에 깜짝 놀랐다.  말은 안했어도  완주가 쉽지않겠구나 생각했는데 기우였나 싶으며 나역시  의지를 굳게 갖는다..

 

독바위 좌측으로 능선길을 따라  새봉가는 막바지길은  산죽길을 헤쳐야하는 오름길이라  만만치가 않아 더욱 힘들었다

독도에 주의해야  하는 새봉서 지형을 살피며  쉬다보니  오아시스같은 물병을 하나 발견하며  천금같은 물로  잠시나마 목을 축일수 있었다. 

하루종일  암것도 먹지 못하고  배낭을 맨채 움직일수 있다는게 용했다. 먹지도 못한 이상태로  더이상은 무리라 생각하고 일단 새재에서 윗새재로 탈출하기로 했다. 

 

더딘걸음으로  경사도있는 내리막길을 내려서며  산죽길을 헤치고.... 어둠이 밀려드는 산길속에서 새재가 어디쯤일지 다시 운해님께 도움을 청하니

새재라는 말에 너무 놀라시며..  태극gps 배병만님을 신속하게 연결해주시어 자상한 설명으로 새재까지 무사히 도착하여 안도할수 있었다.

이자리를 빌어 두분께  너무도 감사한 말씀을 드립니다.

 

새재에 도착하여 탈출로를 확인해놓고... 그대로 누워  밤하늘 총총한 별을 맞이한다.  수많은 별만큼이나 많은 상념을 가득담은채...........

너무도 소중하고 값진경험을 한 긴~~~~~하루 였다.

 

계곡으로 내려서며  원없이 물을 마시고 윗새재마을로 내려오니 늦은밤 조용히 잠든 동네에 개들이 엄청 짖어댄다.

입구에 있던 새재산장 아저씨가  나오셔서 혹시 사고라도 생겼나 하고 걱정을 해주시어  바로 산장으로 들어설수 있있다.

늦엇지만  식사를 부탁드리며  샤워를 하고  소맥으로  무사한 건배를 나누니  그곤욕스럽던 하루가  일장춘몽같이 여겨졌다.

 

마지막순간에 호식하며  졸지에 편안한 잠자리에서 노곤한 피로를 씻으며 지리의 셋째날  마지막밤을  밤머리재대신에 윗새재에서 지냈다...  

 

 

 

동남부능선길....

 

 

 

*코스 : 새재(5:20)~외고개~왕등습지~왕등재~도토리봉~밤머리재~웅석봉~큰날등봉~913봉~임도(22:35)

 

* 식수터 : 새재, 외고개, 왕등습지, 밤머리재, 웅석봉

 

 

새벽녁 새재에 다시 올라서니  칼이나 나나  태극을 향한  굳건한 의지에 감회가 새로왔다. 

마지막 완주를 위한  홧팅으로 산행을 시작하는데  썬그라스가  안보이는게 아마도 어제밤 새봉에서 새재로 오는중에  자주 쉬다보니 배낭헤드에서 빠진것 같았다. 

태극종주 하다가  새재구간에서 혹 까만안경집을  발견하시는 분이 계실려나??..........^^  

 

고을과 고을을 잇는 주요한 통로였다는  다섯개의 고개  쑥밭재, 새재,외고개, 왕등재, 밤머리재는 예전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했다고 한다.

그래서 등로도 잘나있지만  새재,외고개,왕등재가  오봉리로, 외곡마을로, 수철리로 빠지는 독도에 주의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겠고...  

 

컨디션두 좋구  편안한 외길등로를 따르자니  발걸음도 가볍게  일사천리로  신비스런 왕등재습지에 도착하니

아침햇살에 초원같은 너른터  습지의 고요와  잔디풀밭의 싱그러움이 퍽이나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계곡샘터로 내려가  주먹김밥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왕등재로 향한다.

 

오르내림이 연속이다보니  어제 지친상태에서는 꽤나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솔솔 산바람을 맞으며  걷는 기분이 상쾌했다.

책자에서보니  왕등재주변으로 토성과 궁터가 보인다는데 울창한나무들에 가려 어딘지는 감도 잡지못한채  동왕등재에 올라 주변을 조망한다.

천왕봉에서 뻗어내린 동부능선으로~  새봉능선으로~왕등재능선으로~  그져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능파에 황홀경을 맛보며.... 

동왕등재에서 독도에 주의하며  능선을 좌측으로 돌아  도토리봉으로 향한다.

 

왕등재능선은  능선길이 꽤  길었고  칼은 나무그늘만 있으면 이제 쉬어가는추세였다..ㅎ 나는 천천히라도 꾸준하게 걷는게 더 편해 먼저 도토리봉으로 오른다. 

금방  닿을줄 알았던  도토리봉은  도토리같은 작은봉우리를  몇개나 넘어서야 겨우 헬기장이 있는 도토리봉에 닿을수있었다.

칼을 기다리며  지나온능선의 탁트인 전망에  아는만큼  볼수있을까  지도를 펼치며  가지능선을 가늠해보지만  세세한 능선은 역부족이었다.  

 

가파른 하산길을 따라 밤머리재로  내려서며  비상탈출로 인해 예약약속을 못지킨 양해를 구하며 식사를 주문하고  갈길은 멀어도 1시간여 편한휴식을 갖는다

태극길 정거장인 밤머리재엔  태극방명록이 있어 각오를  다지게 만드는것 같았다  

 

웅석봉으로 오르는 계단길엔  한낮의 더위가 작렬하는 시간이었다. 한걸음씩 인내와의 싸움이었다. 

완주를 위한  마지막행보에  힘을 쏟으며  의지로 견딜수밖에 없는  고비였다.. 

각자의 페이스대로 진행하다보니 서로  휴식도 달리하며 기다림의 시간이 많았다.

날카로운 암벽의  위용을 지닌 웅석봉을 마주하는 전망대에서  한참을 기다렸더니  잠깐 졸다 왔다하고... 칼은 누적된피로가 엄습하는 모양이었다.

 

왕재를 지나  마지막 오름길을 치고나면  달뜨기능선갈림길에서  웅석봉까지는  편안한 등로였다.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라는 웅석봉에서  장대무비한  천왕봉의 지리능선을  바라보며  칼대장과 우여곡절의 뿌듯한 태극길감동의 수고와 노고를  함께 전한다. 

 

헬기장아래 샘터에서 식수를 챙겨 부지런히  밥을 먹고  달뜨기능선으로  들어선다.

시간상으로보면 어천으로 하산을 해야겠지만..  미련을 남기기보다는 수양산의  덕산교하산을  선택하며  야간산행을 감수하기로 했다.

 

빨치산들이 달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했다는 달뜨기능선으로  뉘엿이 해가 기울기 시작하여 어둠이 들기전에  큰날등봉옛길로 부지런히 움직였는데..

 (나중에 보니 아마도  큰날등봉의 새길로 들었어야  마근담봉이 있는 분기봉이 나오는듯 했다..)

어둠이 내려 독도가 어려운상황에서 고령토채취장이 나오며  진양호태극길로 빠지게되어 산중턱에서 임도를 따라  운리마을로 하산을 하게되니..

늦은시간에 우리는 전혀 낯선 이방인인지라  119에 도움을 청해 원지로 이동하며..  3박4일 일정의  대장정 태극종주길를  마칠수 있었다.

 

 

 

 

**  에필로그...

 

     꿈꾸던 태극길을 향하여 칼대장이 만반의 준비를 철저하게 갖추었지만  복병은 있게마련이었다..

    셋째날 동부능선에서 샘터를 놓치고 식수고갈로 인한 갈증과 주림속에서도 

    굳건하게 의지와 정신력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칼동생의 투지를 높이 평가하며

    소중하고 값진추억을 함께 나눈 칼파트너한테  초행길 태극완주의 수고와 감사를 함께 전합니다.^^  

    덕산교로 하산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은 조금 남았어도 내심 자랑스럽고 대견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마도 마지막도전이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내컨디션은  괜찮았고  배낭을 줄이고, 식사와  페이스조절이 가능하다면   

    막연히... 어쩌면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네요~ㅋ

   

    도전은 꿈꾸는자의 몫이라죠..

    지리능선을 가슴에 가득담으며  원없이 걸었던 태극종주길...

    진한 카타르시스와 함께 가슴벅찬 뿌듯한 행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