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좌 도전 꿈 접고 神이 허락한 山에 안기다
여성산악계 큰별 고미영,
낭가파르밧 하산중 추락사…
최고봉 향한 집념 역사속으로
손가락 하나 들어올리기도 힘겨운 공간. 한 걸음 내딛는 것도 고통인 시간. 숨을 들이마시면 머리가 아득해지고 내쉴 때마다 폐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온다. 1000m 올라갈 때마다 공기에 있는 산소량은 10%씩 줄어들고 100m 올라갈 때마다 기온은 0.6도씩 낮아진다. '손에 음식을 쥐어줘도 입에 넣기 어렵다'는 높이가 해발 8000
다. 고미영 대장은 2006년 8000m가 넘는 히말라야 첫 14좌 등정에 나섰다. 그로부터 채 3년도 안 된 지난 11일 11번째 고봉인 낭가파르밧 정상에 올랐다. 올해에만 마칼루와칸첸중가, 다울라기리 등정에 이어 낭가파르밧까지 오른 고미영 대장은 위성전화를 통해 "전설적인 산악인 헤르만불이 초등한 곳에 올라 감격스럽다"며 "남은 3개 봉도 안전하게 등정해 한국 여성의 기상을 세계에 떨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짧은 휴식을 가진 후 같은 카라코람 산맥에 있는 가셔브룸 1봉(8068m)과 가셔브룸 2봉(8035m)을 연속으로 등정할 계획이었다. '최초의 역사'를 쓰기 위한 강행군이었다.
'14좌' 고지를 코앞에 둔 아쉬움에서였을까. 하산 중 절벽 아래로 추락해 캠프1100m 위쪽 지점에서 발견된 고미영 대장의 시선은 여전히 정상을 향해 있었다.
정상을 향한 길은 도전이지만 목표는 정복 그 자체는 아니었다. 최초를 향한 집념은 있었지만 경쟁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저 '엄마의 품 속' 같은 산이 좋았다. 하산 길, 고미영 대장은 발자국을 채 끝까지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기록은 여성 등반계의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발자국으로 남게 됐다.
'산에관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지도)표기-天王山 =천황산은 우리산 이름이다 (0) | 2010.05.22 |
---|---|
14좌완등 구시대의 마지막 트로피 (0) | 2010.05.06 |
산행길이 인생길이다 (0) | 2008.10.16 |
(천황봉)은우리산 이름이다 (0) | 2008.09.09 |
오행과 산 (0) | 2008.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