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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관한이야기

산악계 전설 메스너 "山에서 '진짜 나' 만나"

남산동 2016. 9. 27. 07:33

'산악계의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Me ssner·72)가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

30일 개막해 10월 4일까지 울산광역시 울주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대에서 열리는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가 그를 초청했다.

 

 메스너는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등반가를 배출한 나라에서 시작되는 첫 산악영화제라서 기대감이 크다"며

 

 "내 등반 인생과 철학을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메스너는 1978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를 산소 없이 등정했다.

1986년 로체(8516m)까지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모두 산소 없이 완등하며

 

신화적인 산악인이 됐다. 고향인 알프스 자락 볼차노에는 6개 박물관으로 구성된

 

 '메스너 마운틴 뮤지엄(MMM)'이 있다.

 

그는 박물관장이자 산악 전문 작가 등으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한국에서 어떤 일정이 잡혀 있나? 산에 오를 계획은?

 

"강연을 하고 메스너 박물관을 소개한다.

 

 영화를 보고 방송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한국의 산은 눈으로만 감상하겠다."

 

―당신은 무산소에 장비를 최소화한 채 어렵고 위험한 루트를 골라 등반했다. 까닭이 궁금하다.

 

"장비를 갖추고 쉬운 길로 간다면 그건 더 이상 산이 아니다

 

. 죽을 수도 있는 위험 앞에서 깨어 있어야 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단독 등반의 장점은?

 

"이 세상에서 뚝 떨어져 나올 수 있다.

 

나는 산을 정복하려고 오르지 않았다.

 

탐구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이다.

 

혼자 올라야 자연의 최고 지점에서 내 한계를 체험하고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1999년부터 5년간 유럽의회 의원(녹색당)을 지냈다.

 

등반과 정치의 가장 큰 차이라면

.

"정치는 많은 사람을 내 생각으로 설득해야 한다.

 

 수시로 타협한다. 하지만 산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될 '운명의 산:

 

낭가 파르밧'에는 1970년 당신과 친동생 귄터가

 

낭가 파르밧(8125m)을 등정한 실화가 담겨 있다

 

(한국인 고미영도 2009년 낭가 파르밧에서 조난사했다).

 

"내 인생에서 지워지지 않는 비극이다.

 

 우리는 하산 도중 눈사태를 만났고 귄터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 지금 내가 아는 등반 지식은 대부분 실수에서 배웠다.

 

 성공할 때는 왜 성공했는지 불분명하지만

 

 실패할 땐 뭘 잘못했는지 알 수 있다. 배우면서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다.

 

난 여전히 귄터를 사랑한다."

 

―흔한 질문이지만 왜 위험한 산에 가나?

 

"등반이 위험하니까 집에만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위험은 어디에나 있다. 대도시에 사는 게 에베레스트 정상보다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나는 준비가 됐다고 느낄 때만 산에 올랐다.

 

 문명사회로 돌아올 때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어떤 등반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산에 대한 이야기꾼(storyteller)이다.

 

내가 지은 이야기는 책과 영화로 나왔고 박물관도 운영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단 목표를 찾아야 하고 난관을 극복할 의지력을 가지기 바란다.

 

내가 성공한 것은 남보다 뛰어나서가 아니다.

 

실패하면서도 다시 도전했기 때문이다."

 

―등반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은 뭔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