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는 저잣거리에서 검을 사용하지않는다

산에관한이야기

지리산이 설악산보다 산사태 더 위험

남산동 2016. 9. 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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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중요한 요인은 흙… 완경사면서 입자 작고 두텁게 쌓여 휩쓸어
    설악산은 낙석 조심해야… 산사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강우 패턴이 ‘집중호우’ 형태로 바뀌면서 산사태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이창우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엘니뇨로 인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호우경보(100mm/6시간) 및 주의보(70mm/6시간) 발령은 2012년 90건, 2013년 77건, 2015년 61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시간당 30mm 이상의 집중호우는 2002년 6건에서 2006년 42건, 2011년 102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확연히 달라진 강우 패턴을 보여 주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는 기상청의 예보 적중률마저 크게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기상청에 의하면 2014년 장마 기간 비가 온 날의 강수 예보 정확도는 28%로 파악됐다. 국내 산사태의 90% 이상은 장마철에 일어나는데 현재 산사태 예보는 강우량을 기준으로 내고 있어 새로운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산사태는 큰 이슈가 아니었지만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이후 각 부처에서 경각심을 갖고 예방책을 마련 중이다. 2002년 이후 전국에서 산사태는 매년 평균 650ha에서 발생하지만 최대 2,705ha(2002년)에서 최소 70ha(2014년)에 이를 정도로 연 편차가 매우 커 항상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에 따라 새로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연구원은 2014년부터 전국 산지 9곳에 모니터링 시스템 12개를 설치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국립공원에도 설악산 백담사 및 지리산 제석봉, 중봉 등 7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채병곤 지질환경융합연구센터장은 “2017년까지 62억 원을 들여 국내 강우조건을 고려한 산사태 신속탐지기준을 개발,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해 2021년 이후로는 한 시간 전에 산사태 경보를 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리산 11개소, 설악산 9개소 등 17개 공원 131개소의 산사태취약지역을 지정해 산사태 감시 및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산림과학원은 무인항공기를 활용해 산사태 집중피해지역 원인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산사태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흙이다. 지질학적으로 모암(암석)의 종류에 따라서 위험도가 달라진다. 지리산처럼 편마암 풍화토가 기반이 된 산은 입자가 작아 배수가 느리고 두텁게 쌓여 있어 산사태 위험도가 높지만, 설악산처럼 화강암 풍화토로 이뤄진 산은 입자가 커 빗물이 빠르게 투과하고 배수가 잘돼 발생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설악산은 위험구역 급경사지가 108개소인데 반해 지리산은 38개소이다. 산사태는 40도 이상의 급경사지보다 30도 이하의 완만한 경사면에서 더 잘 일어난다. 급경사지는 빗물이 빠르게 흘러 내려가기도 하며, 축적된 토양이 적기 때문이다.

    설악산에서는 산사태와 더불어 낙석을 주의해야 한다. 최기주 이학박사는 “설악산 전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절리(바위의 갈라진 틈) 단면에 빗물이 계속 스며들면 낙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악산 국립공원 안현우 안전방재과장은 “비가 그친 뒤에도 낙석이나 산사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가급적 산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산림청 홈페이지(www.forest.go.kr)에서 제공하는 산사태위험지도를 통해 자신이 세운 산행 루트에 위험구간이 포함되어 있는지 산행 전에 확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