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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관한이야기

[완벽한 자유로움! 솔로 백패킹 | 장비 고르기] 고독을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장비

남산동 2016. 11. 29. 19:52

텐트, 배낭, 버너, 코펠, 텐트, 매트리스, 침낭, 랜턴 필수 장비 가이드

산에서 하룻밤 자는 것은 알맞은 백패킹 장비만 있다면 쉽고 즐거운 일이지만, 장비가 없다면 목숨까지 앗아갈 수도 있다.

백패킹은 기본 장비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꼭 필요한 백패킹 장비를 초보자가 합리적으로 구입하기 쉽지 않다.

캠핑 장비는 저렴한 것부터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비싼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비싼 것일수록 첨단 기술과 좋은 재료를 쓴 것이지만, 무조건 내게 맞는 장비는 아니다. 또 솔로 백패킹에 특화된 장비가 있다. 혼자 백패킹 갈 때 꼭 필요한 장비를 모아 소개한다.

장비는 국내 브랜드, 해외 브랜드, 카페 공동구매제품으로 나뉜다. 카페 공구제품은 캠핑이나 산행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 자체적으로 공장에 주문한 ‘노브랜드’ 장비다.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며, 기존 유명 장비의 장점을 따온 것이 많지만 AS를 비롯한 제품의 객관적인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텐트

코베아 파라스틱 텐트는 별도의 폴 없이 스틱 2개로 칠 수 있다.
코베아 파라스틱 텐트는 별도의 폴 없이 스틱 2개로 칠 수 있다.
백패킹을 시작하는 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장비다. 텐트는 가볍고 튼튼하고 설치하기 쉽고 빠르며, 결로가 적은 것이 좋다. 백패킹은 무게와의 싸움이다. 무거울수록 산행이 힘들고 관절과 연골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산은 바람을 비롯한 악천후가 잦다. 강풍에 맞설 수 있는 튼튼함이 필수다. 산행하여 야영지에 도착하면 춥고 배고픈 경우가 많다. 쉽고 빠르게 텐트를 칠 수 있어야 한다.

결로는 텐트 안팎의 온도가 달라 공기 중의 수증기가 텐트 안쪽 면에 맺히는 현상이다. 아무리 좋은 텐트라 해도 결로가 맺히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입구의 그물망이나 창을 이용해 환기시키면 결로를 줄일 수 있다.

텐트는 자립형과 비자립형, 돔형과 터널형, 싱글월과 더블월이 있다. 자립형과 비자립형은 팩을 박지 않아도 모양을 갖추느냐 아니냐의 차이이며, 돔형과 터널형은 폴을 이용한 텐트 형태에 따른 구분이다. 싱글월과 더블월은 텐트가 한 겹이냐 두 겹이냐의 차이다. 통상 안쪽을 이너텐트, 바깥쪽을 플라이라 부른다. 자립형은 팩을 박지 않아도 되기에 간편하게 텐트를 칠 수 있다. 비자립형은 무게가 가벼우며 바람에 강하지만 설치가 불편할 수 있다.  

솔로 백패킹에 어울리는 텐트는 1인용과 1~2인용 텐트다. 1인용은 한 명 누우면 딱 맞을 정도로 작고, 가볍고 설치가 간편하다. 1~2인용은 두 명이 누우면 딱 맞아 여유롭게 공간을 활용하는 이들이 주로 선택한다. 1인용보다 무겁지만 혼자 쓰기에 여유롭고, 2~3인용 이상 텐트에 비하면 가벼운 편이다. 때문에 최소 무게로 기동성 있는 산행을 원한다면 1인용을, 여유로운 공간을 선호하고 약간 무거워도 괜찮다면 1~2인용 텐트가 어울린다.

사진의 텐트는 코베아에서 출시한 파라스틱(PARASTICK) 초경량 백패킹 텐트다. 스틱(트레킹폴) 2개로 기둥을 세울 수 있는, 별도의 폴이 없는 구조라 1.5kg밖에 되지 않는다. 이너텐트 한쪽 면이 그물형이라 통풍성이 뛰어나며 이너와 본체로 구성된 더블월이다. 비자립형이라 팩을 반드시 박아야 한다. 최근에는 데크 야영을 많이 하는데 비자립형의 경우 데크 틈에 꽂을 수 있는 데크팩 등을 사용해 설치할 수 있다.

배낭

백패킹에서 배낭은 무척 중요한 장비다. 당일산행과 비교하면 훨씬 많은 짐을 지고 산을 올라야 하기에, 배낭의 성능에 따라 산행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효과적으로 무게를 분산시켜 몸에 최대한 무리가 덜 가면서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배낭은 짐을 수송하는 장비이면서 안전 장비다. 미끄러짐이나 추락 같은 안전사고로부터 허리와 머리 등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배낭은 짐을 담을 수 있는 크기를 리터로 표기하는데, 1박2일 산행은 최소한 50리터 이상 돼야 한다. 처음 백패킹을 시작하는 사람은 50~60리터 배낭이 이상적이지만, 의외로 60리터 이하 배낭에 짐을 모두 수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좀더 편한 야영장비를 찾고, 장비 수가 늘어나면서 얼마 안 가 더 큰 배낭으로 바꾸게 된다. 때문에 백패킹의 경우 70~80리터 배낭을 쓰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소형배낭은 등판에 프레임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 가볍고 부피도 작고, 가격도 저렴하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장시간 짊어질 경우 체력 소모가 많고 허리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대형배낭의 대부분은 내부에 프레임이 들어 있다. 때문에 당일산행 배낭에 비해 무겁지만, 짐 무게를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준다. 대부분의 대형배낭은 수납공간이 하나의 큰 자루와 같아 초보자는 장비를 효과적으로 수납하기가 쉽지 않다. 장비를 찾기 쉽게, 운행 시 불편하지 않게 짐을 꾸려야 한다.

대형배낭은 많은 짐을 담을 수 있어야 하며, 튼튼하고, 부착된 장식물의 기능성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디자인되어야 이상적이다. 더불어 등판과 멜빵, 허리벨트 시스템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야 자연스럽게 몸에 밀착되어 편하게 산행할 수 있다.

배낭은 어깨로 메는 것이 아니라 골반 위 허리, 즉 몸 중심으로 메는 것이므로 구입 전 배낭을 꼭 착용해 보고 허리벨트로 하중이 분산되는지 체크해야 한다. 좌측 페이지 메인사진 속 배낭은 그레고리 팰리세이드 80리터로 오랫동안 백패커들의 사랑을 받아온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버너·가스

버너는 크게 가스버너와 휘발유버너로 나뉜다. 가스버너는 휴대가 간편하고,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사용도 간편하다. 휘발유버너는 상대적으로 무겁고 처음 사용 시에는 까다로운 편이다. 다만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산에서 휘발유버너는 강한 화력을 발휘하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가스버너도 추운 겨울에 화력이 떨어지지 않는 제품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솔로 캠퍼들에게는 100g이 채 되지 않는 초경량 가스버너를 추천할 만하다. 다만 코펠받침대가 약해 작은 코펠을 사용하는 솔로 캠퍼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또 지형이 평탄하지 않은 곳에선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초경량 가스버너는 점화 장치가 없으므로 라이터를 꼭 준비해야 한다. 사진 속 제품은 코베아의 초경량 버너인 캠프56으로 티타늄을 사용해 무게가 56g밖에 되지 않는다.

백패킹할 때는 추운 곳에서도 사용 가능한 이소부탄가스를 사용하는데, 보통 영하 10℃까지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트에서 흔히 파는 둥근 캔에 든 이소부탄가스는 230g이다. 솔로 백패커의 경우 110g을 사용하면 더 가볍게 짐을 꾸릴 수 있다. 110g 이소부탄가스는 장비점이나 인터넷에서 살 수 있다.

코베아의 솔로 백패커용 초경량 장비들. 

 코베아의 솔로 백패커용 초경량 장비들.

코펠

혼자 가는데 굳이 큰 코펠은 필요치 않다. 최근에는 가벼운 1~2인용 코펠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1리터, 0.6리터짜리 코펠 두 개가 한 세트를 이룬 경우가 많다. 소재는 알루미늄합금을 가장 많이 쓰는데, 열전도율이 좋고 잘 변질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알루미늄보다 훨씬 가벼운 티타늄 코펠도 인기인데, 알루미늄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다. 또 열전도성이 낮아 불이 닿은 곳은 온도가 올라가지만 불꽃에서 멀어질수록 열전달이 잘 안 되기에 밥을 짓기 어렵고, 고기를 구울 때 쉽게 탄다. 반면 두께가 얇아 물이 끓는 속도는 더 빠르다. 사진의 제품은 코베아 이스케이프(ESCAPE) 1~2인용 코펠로 1리터와 0.6리터 조합이다. 무게는 511g이며 뚜껑은 밥그릇 등 다용도로 쓸 수 있다.   

헤드랜턴·LED 랜턴

백패킹에선 헤드랜턴이 필수다. 머리에 착용할 수 있어 야간산행에 최적화되어 있고, 텐트를 설치한 다음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헤드랜턴은 무게와 밝기, 내구성이 관건이다. 또한 상하각 조절을 통해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자연스럽게 비출 수 있는 제품이 좋다.

헤드랜턴만으로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지만, 어두운 산 속에서 불빛 하나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지금은 LED 랜턴이 백패킹 필수 장비로 자리 잡았다. LED 랜턴은 전기충전식과 건전지를 사용하는 가벼운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바닥에 세우거나 텐트 천장에 걸기가 용이한 백패킹 전용 램프는 무척 유용하다.

어반 랜턴은 건전지를 포함해 337g으로 가볍고, 카라비너가 달려 있어 줄에 걸기도 용이하며 생활방수도 가능하다. 

침낭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필수 장비인 침낭은 선택이 까다로운 장비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2만 원대에서 100만 원이 넘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침낭 속의 충전재는 우모와 화학솜으로 나뉜다. 화학솜은 가격이 저렴하고 습기에 강하며 세탁이 수월하지만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보온력이 떨어지고 사용할수록 솜이 뭉치는 경향이 있다.

우모는 거위털과 오리털을 주로 사용하는데 부피를 작게 압축할 수 있으며 가볍고, 보온력이 우수하다. 단점은 비싸고 습기에 약하며, 세탁이 까다롭다.

우모는 오리털보다 거위털이 비싸며, 필파워, 즉 복원력이 높을수록 가격이 비싸다. 털의 종류와 충전량, 필파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여름에는 화학솜이나 구스다운이 무게와 부피가 큰 차이가 없지만, 겨울에는 가볍고 따뜻한 다운침낭이 유리하다.

거위털의 경우 가슴털과 깃털을 섞어 사용하는데 보온력이 뛰어나고 복원력이 좋은 가슴털을 많이 사용한 것이 좋다. 보통 가슴털 9, 깃털 1의 비율로 섞어 쓰며 8:2 이상의 비율이라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제품에 표시된 적정 온도와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

한겨울에는 다운 충전량이 1,000g 이상은 돼야 따뜻하게 잘 수 있다. 구스다운 1,000g 이상의 침낭은 가격이 비싼 편인데, 백패킹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에게는 부담스럽다. 이럴 땐 삼계절용 800g 침낭에 침낭커버를 사용하거나 다운재킷을 껴입고 뜨거운 물을 담은 수통을 침낭 속에 넣는 등의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 무조건 고가의 다운침낭이 있어야 백패킹에 입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렴한 소재의 조합으로도 충분히 따뜻하게 잘 수 있다.

한솔 발포매트리스와 클라이밋 에어매트리스.   

 한솔 발포매트리스와 클라이밋 에어매트리스.

매트리스

아무리 좋은 침낭이 있어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와 습기를 막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좋은 매트리스는 냉기와 습기 차단은 물론 바닥의 울퉁불퉁한 돌기까지 막아줘 숙면에 도움을 준다. 크게 에어매트리스와 발포매트리스로 나뉜다. 공기를 불어 넣은 에어매트리스는 단열 기능이 우수하고 편안하다. 다만 돌밭과 같은 거친 곳에서 사용하면 구멍이 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발포매트리스에 비해 무거운 편이다. 발포매트리스는 가격이 저렴하고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도 단열에 큰 지장이 없다. 산에서 막 쓰기에 좋지만 부피가 큰 것이 단점이다.

에어매트리스는 바람을 잘 빼서 접어야 한다. 확실히 바람을 빼지 않으면 부피가 커지므로, 케이스에 넣기 어렵다. 때문에 발포매트리스에 비해 더 부지런한 관리가 필요하다. 발포매트리스는 일반용과 동계용이 있는데, 동계용은 훨씬 두꺼워 단열 성능이 뛰어나다.